‘곡면가공 난제 풀었다’ 서울대 신종계 교수, 美 조선학회 최고 논문상 수상

2014-10-31l 조회수 7319

서울대 공대 조선해양공학과 신종계 교수가 미국조선학회로부터 최고 논문상을 받았다. 신종계 교수는 삼성중공업 박정서 책임연구원, 김재훈 고문, 김대경 파트장,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광희 교수와 함께 '자동 열간 가공 장비를 통한 향상된 삼각가열 연구'에 대한 논문으로 미국조선학회가 수여하는 최고 논문상인 '2014 Elmer L. Hann Award'를 수상했다.

 

1991년 제정된 이 상은 매년 전세계 조선소와 대학 및 연구소에서 제출한 선박 생산 분야 논문 가운데 최고의 논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연구한 논문이 수상하는 것은 이례적인데, 특히 신종계 교수는 2001년에도 이 상을 수여한 바 있다. 지금까지 미국조선학회 엘머 한(Elmer L. Hann)’ 상을 두 번 이상 수상한 사람은 모두 3명뿐이며 국내에서는 신종계 교수가 유일하다.

 

신종계 교수와 연구팀은 '고주파 유도가열 장비의 작업 위치와 속도 등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산학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데 삼성중공업은 선박의 곡면을 가공할 때 사용하는 삼각가열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시스템 및 알고리즘과곡면 가공을 자동화 하기 위한 3차원 곡면 성형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고,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 고광희 교수는 '가열 단계별 곡면 비교와 평가'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연구개발은 선박의 곡면 가공 작업을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의가 있다. 선박 뱃머리와 후미 부분은 곡면으로 돼 있다. 대부분의 조선소에서는 15년 이상 경력의 숙련된 기술자가 고압 가스 토치로 철판에 열을 가해 곡면을 성형해 왔다. 하지만 작업 시 높은 열과 함께 강한 소음이 발생할 뿐 아니라 작업자 별 기량 차이가 있고, 다른 작업자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 동안 단순한 형태의 곡면을 자동으로 성형하는 기술 연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지만, 공과 같은 형태의 둥근 곡면부위를 자동화하는 것은 난제로 남아있었다. 일반 곡면은 휘어지는 부위를 일직선으로 가열하는 반면, 둥근 곡면은 철판 위의 한 지점을 중심으로 삼각형 모양으로 가열 부위를 넓혀 가는 삼각가열 방식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자동화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으로 그치지 않고,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공과대학의 연구가 추구해야 할 모범사례가 되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연구 결과를 곡면 가공작업을 위한 '3차원 곡면 성형 자동화 시스템'으로 완성하여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신종계 교수는 "곡면 가공은 조선업계 생산자동화 분야의 대표적인 난제로 꼽힌다"면서 "이번 수상으로 자동화 분야에서 서울대 공대와 삼성중공업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계 교수는 2001년에 곡면 가공 연구의 선상가열이론을 체계화한 논문으로 첫 번째 엘머 한상을 수상했으며, 이번에는 선상가열 기술을 근간으로 좀 더 진보된 삼각가열 연구결과를 통해 실용화에 성공하여 두 번째 엘머 한상을 수상하였다. 신교수는 해당 분야의 권위자로 인정받아 과학기술부로부터 미래를 만드는 한국의 과학자 14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